올 더 머니 <All the money in the world>
리들리 스콧 최신작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논픽션이 원작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탄탄하다.
감정적이고 신파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내용이지만 덤덤하게, 느리지만 무게감 있게 이야기를 엮어 낸다.
어쩌면 유괴될 여건에 놓여 있었던 폴 게티, 그리고 유괴범의 요구를 쉽게 들어주지 않으려는 세계 최고의 부자 할아버지, 기이한 운명이었고 또 나름대로의 이유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이 영화의 단연 백미는 폴 게티의 어머니 역, 미셸 윌리엄스의 존재감.
담담한 척 강한 척 하지만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들이 유괴됐는데 눈물도 흘리지 않는군요."
"아들이 유괴됐는데 밥을 하겠다구요?"
어디선가 본 듯한 부조리한 반응이다.
그렇다.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론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사형 선고를 받은 뫼르소
보통사람들의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 그렇게 잘못된 것일까.
그 사람들이 믿는 상식이 정말 옳은 것일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라는 장르로 각색된 전형적인 스토리로 전개되는 느낌이지만 전체적인 중량감은 유지한 채 달려간다.
항상 수작 이상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스콧옹.
그의 영화는 언제나 믿고 볼 수 있다.
오래오래 그의 영화를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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