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흘린 영웅들이여

목숨을 바친 영웅들이여

그대들은 이제 친구의 국토에 묻혀 있다

그러니 고이 잠들라


Those heroes that shed their blood

And lost their lives.

You are now lying in the soil of a friendly country.

Therefore rest in peace.


Gallipoli4


전쟁이라는 비극, 그것도 최악의 작전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된 1차세계대전 갈리폴리 상륙작전을 아름다운 우정과 함께 대비시켜 엮어낸 걸작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 <트루먼 쇼> 등으로 유명한 피터 위어(Peter Weir) 감독의 1981년작.

젊은 시절 풋풋했던 멜 깁슨의 모습도 볼 수 있다.


Gallipoli1


Gallipoli3


Gallipoli2

(이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시계)



그들이 참전하고자 했던 이유는 애국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막연한 동경 때문이었을까.

동기야 어찌되었건 그들은 지구의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고,

전쟁은 상상이상으로 잔혹했다.

 

Gallipoli5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원입대하고자 한 두 주인공은 나이제한 때문에 거부당하지만, 

퍼스(Perth)로 가서 나이를 속이고 입대를 하게 된다.

사막을 건너는 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이는 가슴아픈 비극의 촉매제가 된다.



Gallipoli7


Gallipoli8


Gallipoli9


국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떠나는 영웅들.

이집트에서 훈련을 받던 그들은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고대하던 전장에 배치되지만,

전쟁은 결코 그들이 상상하고 원하던 모습이 아니라고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걸리지 않는다.

 

Gallipoli10


누군가 구상하고 하달하는 작전과 명령.

그것이 불합리하고 결과가 뻔히 보이더라도 그들은 거부할 수 없다.


Gallipoli11


Gallipoli12


Gallipoli13


Gallipoli14




떨리는 손으로 눌러쓰는 마지막 편지는 무엇을 얘기했을까.

마지막 유품으로 걸어두는 목걸이는 누구에게 보내는 것이었을까.

자신의 손으로 명령을 내려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야 하는 지휘관.

자신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지만 뛰어야만 하는 병사들.

무방비인 적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해야만 하는 상대 병사들.

이들은 모두 전쟁이라는 비극의 주인공일뿐, 그곳에는 신화적인 영웅도, 숭고한 대의명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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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설국이었다."


유명한 첫 구절로 시작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作 <설국>과 이 영화의 구조가 닮아 있다.

두 작품 모두 기승전결의 전형적인 서사구조를 따르지 않고,

그저 느릿느릿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는 결말에 이르러서야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긴장이 극에 달하는 순간 작품은 끝나게 된다.


"발에 힘을 주고 버티면서 눈을 든 순간, 쏴아 하는 소리를 내면서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듯했다."






Gallipoli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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